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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나 _ 진짜 적은 누구 인가?

세상이야기      조회 수 846 추천 수 0 2015.02.13 23:00:29


이 글은 [전쟁의 기술] 서적에서 발취 했습니다.


테네 외곽에 살던 지방유지 크세노폰은 서른 살 무렵이던 기원전 401년 봄에 흥미로운 제안을 받는다.
키루스를 위해 싸울 그리스 병사를 모집하는 중이던 한 친구가 크세노폰에게 참가를 제안한 것이다.
키루스는 페르시아 왕 아르타크세르크세스의 동생으로,

페르시아 제국 여러 도시에 반란이 일어나자 그들을 징벌하고자 했다.


그리스와 페르시아는 오랜 앙숙지간이었기 때문에 그 요청은 다소 이례적인 것이었다.
실제로 80여 년 전에 페르시아는 그리스 정복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투사로 이름 높은 그리스인들은 이제 누구든 몸값을 높이 쳐주는 쪽에 병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크세노폰은 군인이 아니었다.
사실 그는 고생이라고는 해본 적이 없었다.
개와 말들을 기르고 아테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절친한 친구 소크라테스와 함께 철학을 논했고,
물려받은 재산으로 풍요롭게 살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모험을 꿈꿔왔다.
이제 흠모하던 키루스를 만나 전쟁을 배우고, 페르시아를 볼 기회가 생긴 것이다.
전쟁 경험을 책으로 쓸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크세노폰은 용병으로서가 아니라 철학자이자 역사가로서 참여하려 했다.
그는 델포이에 가서 신탁을 받고 난뒤, 그 제안을 받아 들였다.


약 1만 명의 그리스 병사들이 키루스의 용병이 되었다.
그들은 돈을 벌거나 모험을 즐기기 위해 그리스 도처에서 모여든 오합지졸 이었다.
그들은 얼마 동안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두세 달쯤 지나자 키루스는 그들을 페르시아 깊숙이 끌고 들어가 자신의 진짜 목적을 밝혔다.

키루스는 형을 왕자에서 끌어내리고 자신이 왕이 되기 위해 바빌론으로 진격하는 중이었다.
기만당한 데 화가 난 그리스인들은 불평불만을 털어놓았지만 키루스가 더 많은 액수를 제안하자 금세 잠잠해졌다.


키루스와 아르타크세르크세스의 군대는 바빌론에서 멀지 않은 쿠낙사 평원에서 만났다.
하지만 전투 초반에 키루스가 살해 당하면서 전쟁은 갑작스럽게 끝나고 말았다.
순식간에 그리스인들의 위치가 위태로워졌다.
그들은 내전에서 잘못된 편에 가담해서 싸웠고, 적개심에 찬 페르시아인들에게 포위된 데다, 고향땅은 멀고도 멀었다.


다행히 그들은 곧 아르타크세르크세스가 그들과 싸울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왕은 그들이 페르시아 땅을 한시라도 빨리 떠나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왕은 티사페르네스 사령관을 사절로 보내, 용병들에게 식량을 제공하고 그리스로 가는 길을 호위하도록 했다.


그리하여 그리스인 용병들은 귀향길에 올랐다. 2,400킬로미터가 넘는 기나긴 여정 이였다.

행군, 이틀째 그리스인들은 또 다른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페르시아 군대가 제공한 물자가 부족했을 뿐 아니라, 티사페르네스가 선택한 경로가 수상쩍었기 때문이다.


이 페르시아인들을 믿을 수 있을까?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내분이 일어났다.

그리스 사령관인 클레아르쿠스는 티사페르네스에게 부하들의 걱정거리를 전달했다.


반응은 호의적이었다.
클레아르쿠스가 중립지역까지 휘하 장교들을 대동해와서 회의석상에서 그리스인들의 신세한탄이든 뭐든 직접 전달하며, 쌍방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티사페르네스가 말했다.
클레아르쿠스는 동의했고, 다음 날 부하들과 함께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뜻밖에도 대규모의 페르시아 분견대가 그들을 포휘해 체포했다.
바로 그날 그들은 처형 당했다.


한 사람이 탈출에 성공하여 그리스인들에게 페르시아의 배신행위를 알려주었다.
그날 저녁 그리스인 야영지는 황량해졌다.
어떤 이들은 말다툼을 하고 서로를 책망했다.
또 어떤 이들은 술에 취해 곯아떨어졌다.
몇 안되는 이들이 탈출도 생각해 보았지만, 지도자가 죽어버린 상황에서 어떤 운을 바라겠는가.


원정 기간 내내 방관자적인 태도를 유지했던 크세노폰은 그날 밤 꿈을 꾸었다.


제우스의 천둥번개가 아버지의 집을 불태워버리는 꿈이었다.
크세노폰은 식은땀을 흘리며 밤엣 깨어났다.
머리에 섬광이 스쳤다.
죽음이 우리 그리스인들을 노려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주저앉아 징징대고 절망에 빠져 말다툼만 하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우리의 머릿속에 있다.


어떤 목적이나 동기도 없이 오르지 돈을 위해 싸우고, 동지와 적을 구별하지 못하니, 

싸우기도 전에 이미 패배한 상태나 진배없다.
우리와 고향땅 사이에 놓인 장벽은 강이나 산이나 페르시아 군대가 아니라 엉망진창이 된 우리의 정신상태다.
크세노폰은 이렇게 개죽음을 당하기는 싫었다.


그는 군인은 아니었지만 철학을 연구했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식을 알았으므로,
만약 그리스인들이 자신을 죽이려 하는 적들에 집중한다면 더욱 기민해지고 창조적으로 변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페르시아인들의 야비한 배신행위에 집중한다면, 그리스인들은 분노할 것이고, 이 분노는 우리에게 동기를 유발할 것이다.

더 이상 혼란에 빠져 우왕좌왕하는 용병이 되어서는 안되며, 진정한 그리스인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분명한 인식과 방향 제시다.


크세노폰은 제우스의 천둥번개가 되어 사람들을 깨워 길을 밝혀주기로 결심했다.


그는 살아남은 장교를 모두 불러모아 계획을 설명했다.
"우리는 페르시아인과 일체의 교섭 없이 전쟁을 선포할 것이다.
이제 목숨을 구걸하거나 논쟁을 벌이지 말자.
우리끼리 아웅다웅하느라 시간을 낭비해선 안된다.
젖 먹던 힘까지 짜내어 페르시아인들을 향해 쏟아붓자.


우리 선조들은 마라톤 전투에서 수적으로 훨씬 우세한 페르시아 군단을 상대해 끝까지 싸워 결국 승리를 쟁취하지 않았던가..
우리도 선조들처럼 창의적이고 영감이 넘쳐야 한다.


마차를 불태워버리고 맨땅에서 숙식을 해결하면서 신속하게 움직여햐 한다.
단 1초도 무기를 내려놓거나 우리를 둘러싼 위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죽느냐, 그들이 죽느냐 하는 결전이다.


누군가 얄팍한 사탕발림이나 해대고 유화책 따위의 흐리멍던한 생각으로 우리를 현혹한다면,
우리는 그가 우리 편에 설 자격이 없는 멍청한 겁쟁이임을 당당히 선언한 뒤 멀리 쫓아버려야 한다.
페르시아인들 앞에서 우리는 무자비해져야 한다.

우리는 오직 하나, 고향에 살아서 돌아가는 생각에 사로잡혀 일을테니."


그리스 장교들은 크세노폰이 옳음을 깨달았다.
다음 날 페르시아 장교가 찾아와 자신이 페르시아 왕과 그리스인들 사이에 중재자 역할을하겠다고 제안했다.
크세노폰의 제안대로 그리스 장교들은 그를 신속하고 무례하게 쫓아버렸다.
이제 전쟁 외는 대안이 없었다.


사기가 오른 그리스인들은 크세노폰을 지도자로 선출했고, 고향을 향해 진군을 시작 했다.
임기응변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되자 그들은 지형에 적응하고,
전투를 피하며, 야간에 이동하는 방법을빠르게 익혔다.


중요한 산과 관문을 습격한 뒤 추격당하기 전에 그 관문을 빠져나가면서 적을 성공적으로 따돌렸다.
그리스로 가는 길목에는 아직도 적의 부족들이 많았지만, 겁에 질린 페르시아 군대는 이제 뒤처져 버렸다.
비록 몇 년이 걸리긴 했지만, 그들은 거의 모두가 그리스로 생환했다.

 <<아나바사스: 내륙으로의 행군 ( The March Up Country)>>


리들의 삶은 전투와 충돌의 연속입니다.

당신이 불리한 상황과 파괴적인 관계와 위험한 일들을 끊임없이 맞닥뜨립니다.

그런 상황에서서 장애물은 바로 당신 자신 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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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akzzi
  • 2009-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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