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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필드는 누구의 잘못인가?

세상이야기      조회 수 2307 추천 수 0 2012.11.23 21:42:38


킬링필드에 대한 어느분의 글을 가져 왔습니다.

 

폴폿과 크메르 루즈가 많은 사람들을 끔찍한 방법으로 고문하고 살해한 것은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것이 잘못되었고, 비판되어야 할 사실이라는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들을 탄생시킨 것은 미국입니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국이 참전을 하면서 캄보디아는 중립을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후에 베트남의 구찌 터널과 같은 땅굴이 캄보디아를 지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소극적으로나마 캄보디아는 베트남쪽으로 기울었습니다.

처음에 중립을 선언하고는 나중에 가서 베트남의 편을 든 캄보디아가 미국의 눈에는

좋게 보이지 않았겠죠. 그래서 미국은 베트남의 땅굴을 막겠다는 명목 하에 50톤의 재래

폭탄을 캄보디아에 쏟아붓습니다. 이것이 1차 킬링필드입니다.

 

이 폭탄 투하로 인해 당시만 해도 남한보다는 훨씬 잘 살고 있던 캄보디아는 폐허가 되고

(한국전쟁의 후유증으로 기아에 허덕이던 남한에 쌀 원조를 해 준것도 캄보디아였습니다)

특히 시골 변방의 사람들은 굶주림으로 죽어갑니다.

그 때 프랑스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폴 폿(본명은 살로스 사 입니다. 후에 미국이

학살자라는 뜻으로 따로 지어준 이름이 폴폿이래죠)은 그러한 시골 마을의 어린

학생들에게 유학생활동안 매료되었던 공산주의, 사회주의를 주입시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먹을 것과 총을 주죠. 굶주림에 질린데다, 사고도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았던 어린 학생들은 폴폿에게 말 그대로 쇄뇌되어 "우리를 이렇게 굶도록

내버려 두는 론놀정권보다는 폴 폿에게 충성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며, 크메르 루즈를

형성해 폴 폿의 명령 하에 수도 프놈펜을 공격합니다.

(이 론놀 정권도 미국이 만든 것이죠. 우리에겐 미처 알려지지 않은, 킬링필드에 대한

미국의 비중은 생각보다 상당히 큽니다)

그리고 프놈펜의 지식인(안경 쓴 사람, 손가락에 굳은 살이 박힌 사람, 교사 등등)을

학살하다가, 나중에는 가난함에 허덕였던 자신들과는 대조적으로 풍요롭게 사는 프놈펜

사람들에 대한 감정이 폭발해 마구잡이로 사람들을 고문하고, 죽이게 됩니다.

이것을 2차 킬링필드라고 합니다.

 

이것은 제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를 방문했던 때 한국인 현지 가이드로부터 들은

설명입니다(허구성이 허용되는 영화보다는 훨씬 믿을 만한 정보 근거지겠죠).

 

 

 

한국에게 캄보디아라는 나라는 아직 "못사는 나라, 가난한 나라"정도로 인식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캄보디아사에 익숙하지 못해 이 영화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폴폿만 비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는 이 영화에 대한 정 반대의 평이 존재합니다.

한 쪽은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정확하게 그려내었다"라며 아주 높은 평을 주는 경우이고,

다른 쪽은 "미국의 잘못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라며 최하의 평을 주는 경우이죠.

"영화는 영화 자체로만 평가해야지, 그 뒤의 역사를 가리려고 했다든가 이런 것은 평을

할 때 개입되지 않는다"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이 영화에게 최상점을 줄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한 번 더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미국의 행위는 폴폿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며, 모든 잘못은 결국 폴폿에게

있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하셨지만,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밝히자면 저는 제목 그대로,

미국이 없었으면 제2차 킬링필드, 즉 이 영화가 묘사하고 있는 그 끔찍한 사건도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무분별한 베트남전 참전이 없었다면 그 전만 해도 남한에게 쌀을 원조해 줄

정도로 풍요로웠던 캄보디아가 폐허로, 가난한 나라로 전락해버릴 이유 역시 없었으며,

그렇다면 폴폿이 매료되었던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에 어린 학생들이 그렇게 깊게

쇄뇌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다 같이 벌어 다 같이 나눠 준다"라는 사상은 가난한

상황일 수록 더 매력적으로 들리니까요). 그렇게 되었다면 결국 폴폿은 실제 영화에

묘사되었던 그 만한 힘을 갖지 못했을 것이고, 학살을 감행할 만한 힘과 지지력이 폴폿에게

없었다면 제 2차 킬링필드 역시 없었을 거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공산주의에 대한 폴폿의 지지는 학살보다는 다른 건전한 방법으로 표출되었겠죠.

 

 

 

저는 지금 폴폿과 크메르 루즈가 잘했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며, 킬링필드의 책임이

100% 미국에게만 부과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폴폿 정권이 저지른 무분별한

학살은 분명히 비판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을 탄생시킨 것은 결국 베트남 전쟁에 불필요하게 참전해 캄보디아에

일본에 투하한 원자폭탄의 몇 배나 되는 양의 재래폭탄을 퍼부으며, 캄보디아를

가난에 시달리게 해 폴폿의 공산주의가 쉽게 침투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미국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미국의 그런 행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지 않는

다는 점에서 분명히 비판받을 이유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p.s 전 반미 반일 이런 감정 없습니다, 참고로.. 혹시 웬 미국을 싫어하는 사람이 자기

감정을 애꿎은 영화에 쏟아붓는다고 생각하실 분이 있을까봐 드리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영화 이면에 감춰진 미국의 잘못을 조금이라도 언급하려 하면 빨갱이니 뭐니

몰아붙이는 사람들이 있던데, 스크롤 대충대충 넘겨가면서 맘대로 내용 짐작해서 읽지

말고, 코멘트를 남길 권리를 얻고 싶으면 글을 좀 꼼꼼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전 공산주의 옹호론이나 반미론 펼친 적 없습니다. 미국의 잘못을 말했을 뿐입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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